경제

“스페이스X 상장 초읽기”… 기업 가치 1.7조 달러 ‘역대급 IPO’ 온다

엔비디아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기대치에 못 미쳐
우주기업 스페이스X 상장 서류 공개하며 IPO 본격화
글로벌 증시 이끄는 AI와 우주 산업의 거침없는 질주

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우주 산업의 상징인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 신청이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서울경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또다시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하기엔 역부족이었는지 주가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뉴욕 증시의 판도를 뒤흔들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상장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글로벌 증시의 양대 축인 AI와 우주 산업이 나란히 주목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매출을 재차 경신하며 AI 산업의 가속도를 증명했고, 스페이스X는 베일에 싸여있던 재무제표를 공개하며 1조 7,000억 달러 규모의 기업 가치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엔비디아, 실적은 최고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AI 모델 개발사들의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1년 만에 92% 증가했다. /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급증한 81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치이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특히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은 1년 새 92%나 성장하며 AI 가속기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입증했다. 신형 ‘블랙웰’ 제품군 역시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장 동력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소폭 하락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성장을 주가에 반영해왔으며, 이제는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만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는 평가다. 견조한 실적보다 더 높은 기대치를 요구하는 시장 분위기가 연출된 셈이다.

주주 환원책과 차세대 로드맵으로 주가 방어

젠슨 황 CEO는 차세대 아키텍처 ‘루빈’과 CPU ‘베라’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연합뉴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와 함께 8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대폭 상향된 배당 정책을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강력한 주주 환원 의지다. 경영진은 블랙웰을 잇는 차세대 제품 ‘루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젠슨 황 CEO는 AI가 생산적인 업무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수익성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엔비디아가 새롭게 진출하는 2,000억 달러 규모의 CPU 시장에서 ‘베라’ 프로세서를 통해 올해에만 200억 달러 규모의 매출 가시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다만 중국 매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스페이스X, 상장 신청서 공개…티커명 SPCX

스페이스X는 이번 IPO 신청서를 통해 스타링크의 가입자 수 급증과 재무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며 뉴욕 증시 입성을 공식화했다. 상장 티커명은 ‘SPCX’로, 이르면 다음 달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IPO는 최대 1조 7,5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는 만큼, 성공할 경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 기록을 쓰게 된다.

제출된 S-1 신고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해 18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약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발사체 서비스와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890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164개국에서 사용되는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혁신 뒤에 숨은 머스크의 거대 전략

스페이스X는 거대 로켓 스타십을 통해 화성 정착촌 건설과 궤도 데이터센터 구축이라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 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단순한 우주 발사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향후 10년 안에 첫 궤도 AI 데이터센터를 배치하고, 매년 100기가와트 규모의 AI 연산 능력을 위성에 실어 쏘아 올리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담겼다. 이는 거대 로켓 ‘스타십’의 재사용 효율을 극대화하여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과 맞물려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일론 머스크의 장악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상장 후에도 머스크는 전체 의결권의 79%를 행사하며 경영의 고삐를 쥐게 된다.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화성 영구 정착촌 건설 등 파격적인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10억 주의 성과 연동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안을 승인했다. 이번 상장은 스페이스X가 향후 우주와 AI가 결합한 차세대 인프라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송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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