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명품관은 문전성시인데 편의점은 초저가 대란”… 극으로 치닫는 소비 양극화

명품관 줄 서는데 초저가 앱은 인기 폭발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격차 역대급 양극화
고물가 장기화에 굳어가는 서민 지갑 사정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명품 수요와 초저가형 소비가 공존하는 기형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아시아투데이

최근 우리 경제는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와 고물가로 인한 생존형 소비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심한 양극화 국면을 맞이했다. 중동 정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주머니 사정에 따라 소비 행태가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가성비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거지맵’이 있다. 지난 3월 등장한 이 앱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방문자 100만 명을 기록할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이는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득 격차가 가른 소비 심리 온도차

소득 수준에 따라 향후 소비 계획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를 살펴보면 소득 수준별 소비 심리는 더욱 극명하게 대비된다.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전망CSI는 111로 집계되어 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우세한 반면, 200만 원 이하 가구는 100 이하를 기록하며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급등이 소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온기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자산 보유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의 소비 여력 격차가 워낙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불황형 소비가 이끄는 유통 시장의 변화

저가형 자체브랜드(PB) 상품과 할인점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이러한 소비 양극화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초저가 유통 채널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고, 노브랜드 역시 영업이익이 10% 이상 성장했다. 다이소 역시 화장품 구매액이 30%, 의류용품은 180%나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CU와 GS25 등 주요 편의점들은 1만 원 이하의 가성비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핵심 PB 상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치솟으며 불황형 소비의 중심에 섰음을 입증했다.

불확실성 장기화로 본격적인 소비 반등은 요원

대내외적인 경제적 리스크가 소비 시장 전반의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 서울신문

전문가들은 현재의 소비 행태가 자발적이라기보다는 환경에 떠밀린 ‘생존형 소비’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통화 정책과 대외 정세의 불확실성이 가계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어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이진경 연구원은 “주가 상승이 일시적으로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도 대외 리스크가 이를 상쇄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일부 측면에서 나타나는 소비 개선은 의미가 있으나, 내수 시장 전체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미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송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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