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과급만 최대 6억”… 삼성전자, 적자 비메모리까지 최소 1.6억 보장

삼성전자 노사, 영업이익 10%대 성과급 재원 파격 합의
DS 부문 임직원 최대 6억 원 규모 역대급 보상 확보
파업 위기 넘긴 삼성, 자사주 기반 장기 성과 보상 도입

삼성전자 노사가 파격적인 성과급 제도 신설에 합의하며 총파업 위기를 넘기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예고된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 간 극적인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DS(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재원을 파격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전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그동안 이어진 성과급 제도에 대한 내부 갈등을 노사 간의 전향적인 태도로 정면 돌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합의는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삼성전자의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노사는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유지하되, DS 부문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함으로써 임직원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약속했다.

DS 부문 ‘성과급 혁명’… 영업이익 10.5% 재원 확보

삼성전자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제도를 신설했다. / 삼성전자

새로 도입된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는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 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무려 31조 5,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이 성과급으로 풀리게 된다. 지급률 상한선 또한 과감히 폐지해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을 보장했다.

재원 배분은 DS 부문 공통 40%, 각 사업부 60% 비율로 구성된다. 이 구조에 따라 전체 DS 임직원 7만 8,000명에게 약 12조 6,000억 원이 균등 배분되어, 소속 부서와 관계없이 1인당 약 1억 6,000만 원의 기본 성과급이 확보된다. 메모리 사업부 등 성과가 높은 부서는 추가 배분까지 더해 1인당 총 6억 원 수준의 역대급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급 방식은 ‘자사주’… 장기 근속 유도 및 주가 부양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이 자사주로 지급되며, 장기 근속을 위해 매각 제한 조건을 두고 있다. / 인베스트조선

이번 특별성과급의 지급 방식은 현금이 아닌 ‘자사주’ 형태다. 이는 임직원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며, 주가 부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다만 즉각적인 매각에 따른 시장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과 2년 뒤에 매각할 수 있는 조건을 걸었다.

또한 이 제도는 향후 10년간 장기 적용된다. 다만 ‘지속 가능한 성과’를 위해 향후 3년간 영업이익 200조 원 달성, 이후 2035년까지 100조 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경영 목표가 조건으로 붙었다. 적자 사업부의 경우에도 현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하고, 2027년부터 시행하기로 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담겼다.

연봉 6.2% 인상에 복지까지… 전사적 상생 모색

노사는 성과급 외에도 임금 인상률 6.2% 합의와 다양한 복지 혜택을 통해 내부 결속을 강화했다. / 연합뉴스

성과급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처우 개선도 이뤄졌다.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6.2%(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로 확정되었으며, 사내 주택 대부 제도 개선과 자녀 출산 경조금 대폭 상향 등 실질적인 복지 혜택도 강화되었다. 이는 직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전향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내부 위화감 조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눈에 띈다. 성과급 재원 배분에서 소외될 수 있는 완제품(DX) 부문과 CSS사업팀 임직원에게도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도 마련하여 대기업으로서의 상생 의지를 피력했다.

갈등 봉합한 승부수… 시장과 업계의 시선은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삼성전자의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AI 반도체 경쟁에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전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합의가 적자 사업부와 고수익 사업부 간의 극심했던 성과급 갈등을 파격적인 재원 신설로 정면 돌파한 영리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파업이라는 파국을 막은 것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함으로써 AI 반도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시점에 내실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 파격적인 보상안이 삼성전자의 경영 성과로 어떻게 연결될지에 쏠려 있다. 10년간의 장기 성과 조건이 붙은 만큼, 임직원들과 회사가 목표를 향해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할지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송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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